국내 처음 공기 중 포집 성공한 이인복 서울대 교수
[중앙일보] 입력 2011.02.10 00:07 / 수정 2011.02.10 09:30
서울대 지역시스템공학과 이인복(48) 교수는 농축산 시설 내 대기 환경 전문가다. 최근 국내 최초로 경기 이천시 축사에서 공기 중 구제역 바이러스를 잡아낸 것이 바로 이 교수 팀이다. 이 교수는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“구제역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처가 필요하다”며 “이번 바이러스 포집을 계기로 방역당국도 공기 중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”고 말했다.
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 일답.
- 공기를 통한 구제역 전파 가능성은 해외에서 제기됐지만 바이러스를 실제로 포집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.
“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포집 장치에 잡히는가는 다른 문제다.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잡혔다고 해서 그 전엔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란 얘기다. 우리 팀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포집 실험을 했는데, 첫번째 실험에선 바이러스가 전혀 안 나왔다. 바이러스는 분진에 붙어서 공기에 떠 다니는 건데 그 날은 눈이 온 직후라 분진이 적었다.”
- 겨울철 습도도 낮고 바람도 센 우리 기후에선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.
“우리 연구팀은 과거 2년 간 돼지 인플루엔자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같은 호흡기성 질병 바이러스를 축사 근처에서 포집해 왔다. 농장 건물 안은 물론 건물과 건물 사이, 경계 부지 등에서 자주 바이러스가 잡혔다. 공기 중 전파가 잘 된다는 증거다. 그런데 수의학자들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이 두 질병보다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.”
- 이번에 바이러스가 축사 안에서만 포집됐다는 점 때문에 전파 가능성을 낮춰 보는 이도 있는데.
“점 측정은 한계가 있다. 1m 간격으로 바이러스가 잡히기도 하고 안 잡히기도 한다.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가 있었다는 자체가 전파 가능성을 뒷받침한다.”
- 국내 축산 시설 환경은 공기 간 전파가 용이한 편인가.
“축산 시설 안엔 기본적으로 공기 중에 분진이 많다. 거기에 병 걸린 동물의 침이나 분변이 묻으면 바이러스가 묻은 분진이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거다. 특히 기온이 낮거나 병 걸린 가축이 밀집해 있다면 바이러스 농도도 짙어지고 생존 기간도 길어진다. 위험할 수밖에 없다.”
-축산인들 중에 공기 전파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.
“나름대로 방역을 했는데도 구제역에 뚫리니 답답한 마음에 그런 주장이 나오는 것 같다. 하지만 과학적 실험 결과를 자신의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려고 이용해선 안 된다. 가장 중요한 건 철저한 방역이다.”
- 공기를 통한 구제역 전파 가능성은 해외에서 제기됐지만 바이러스를 실제로 포집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.
“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포집 장치에 잡히는가는 다른 문제다.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잡혔다고 해서 그 전엔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란 얘기다. 우리 팀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포집 실험을 했는데, 첫번째 실험에선 바이러스가 전혀 안 나왔다. 바이러스는 분진에 붙어서 공기에 떠 다니는 건데 그 날은 눈이 온 직후라 분진이 적었다.”
- 겨울철 습도도 낮고 바람도 센 우리 기후에선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.
“우리 연구팀은 과거 2년 간 돼지 인플루엔자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같은 호흡기성 질병 바이러스를 축사 근처에서 포집해 왔다. 농장 건물 안은 물론 건물과 건물 사이, 경계 부지 등에서 자주 바이러스가 잡혔다. 공기 중 전파가 잘 된다는 증거다. 그런데 수의학자들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이 두 질병보다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.”
- 이번에 바이러스가 축사 안에서만 포집됐다는 점 때문에 전파 가능성을 낮춰 보는 이도 있는데.
“점 측정은 한계가 있다. 1m 간격으로 바이러스가 잡히기도 하고 안 잡히기도 한다.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가 있었다는 자체가 전파 가능성을 뒷받침한다.”
- 국내 축산 시설 환경은 공기 간 전파가 용이한 편인가.
“축산 시설 안엔 기본적으로 공기 중에 분진이 많다. 거기에 병 걸린 동물의 침이나 분변이 묻으면 바이러스가 묻은 분진이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거다. 특히 기온이 낮거나 병 걸린 가축이 밀집해 있다면 바이러스 농도도 짙어지고 생존 기간도 길어진다. 위험할 수밖에 없다.”
-축산인들 중에 공기 전파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.
“나름대로 방역을 했는데도 구제역에 뚫리니 답답한 마음에 그런 주장이 나오는 것 같다. 하지만 과학적 실험 결과를 자신의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려고 이용해선 안 된다. 가장 중요한 건 철저한 방역이다.”
임미진 기자